은비의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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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의 성장기

Arrow.png 잠을 안자는 천하장사

 

  은비는 잠자는 시간이 워낙 짧고 두서가 없어서 밤이든 낮이든 제가 자고 싶은 시간이 바로 취침 시간이었다. 흔히들 잠이 없는 아이들을 가리켜서 어른들은 백일이 지나면 돌아온다고 하고 그래도 안 되면 돌이 지나면 돌아올 거라고들 말씀하셨지만 은비의 경우는 열 살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남들 다 자는 야심한 밤에 잠 한 번 푹 자보는 것이 소원이었을 만큼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아이를 키우는데 가장 극복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했다. 너무 움직임이 없어도 피곤하지 않은 탓에 잘 자지 못했지만 활동량이 많아서 지나치게 피곤했을 때도 역시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키우면서 깨닫게 된 것이지만 은비의 경우는 안정된 상태에서 스스로가 편안함을 느낄 때 비교적 잠을 잘 자는 경향이 있었고 낯선 환경이나 안정된 분위기가 아닌 장소에선 결코 잠을 자는 법이 없었다. 때문에 휴가라도 받아서 어딘가를 가게 될 때엔 으레 밤을 새울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소리에도 워낙 민감한 편이라 작은 소리에도 자다가 귀를 쫑긋 세우며 벌떡 일어나는 일이 다반사여서 한 동안은 아이가 잠자는 시간 동안은 TV 조차도 켜질 않았다.

 

  지금도 은비는 모든 식구들을 다 재우고야 잠이 드는 고약한 습관이 있다. 경기를 한동안 너무 심하게 했기 때문에 따로 재울 수가 없어서 같이 자게 된 까닭도 있지만 혼자서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버려서 아이와 함께 자고 함께 일어나야만 나름대로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밤에는 잠을 자야 한다는 수면 리듬이 생긴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에 다니고 낮에 활동하는 양이 많아지면서 점차로 아이에게도 밤이라는 개념이 존재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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